설립 5년 차 스타트업 랩인큐브의 최경민 대표(사진)는 연말까지 목표 매출 60억원을 달성해 BEP를 넘기겠다고 13일 밝혔다. 최 대표는 “자체적 현금 창출 능력 없이 외부 자금 조달만으론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우선순위를 조절해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템부터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랩인큐브는 금속이온과 유기물로 그물 같은 다공성구조체(MOF)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인 최 대표가 대학원 때부터 연구한 주제다.
그물 구멍 크기를 조절해 작은 기체 분자부터 화학물질, 단백질, 세포 등을 가두거나 내보내는 데 쓴다.
사업 초기에는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는 주사제를 제조하려고 했다. 비만약 시장에서 투약 간격을 늘려주는 기술의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 후 1년 만에 악취와 유해가스를 붙잡는 흡착재를 먼저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 대표는 “작은 벤처 기업이 큰 비용을 들여 임상시험에 나서는 것에 부담이 커 우선순위를 바꿨다”고 했다.
랩인큐브는 1년에 10t 이상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달 출시되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랩인큐브가 공급한 흡착재가 들어갔다.
랩인큐브는 미용용품인 스킨부스터를 만드는 데도 MOF 기술을 적용했다. 미용 분야는 규제가 까다로운 신약개발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상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플라큐브’는 지난해 랩인큐브가 내놓은 첫번째 스킨부스터다. 비타민과 콜라겐 생성 인자를 피부에 전달해 주름을 개선하고 탄력을 높여준다. 캐나다와 일본 등에 공급해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올렸다. 이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노화과학학술대회(IMCAS)에서는 스킨부스터 신제품을 선보인다.
최 대표는 “기존 스킨부스터는 물에 잘 녹지 않아 6시간 정도 특수 장비를 이용해 물을 넣고 흔드는 수화 작용을 거쳐야 했다”며 “첫 제품은 이 시간을 2분으로 단축했는데 신제품은 1분으로 줄였다”고 했다. 피부 재생을 돕는 성분도 추가했다. 랩인큐브는 필러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임상에 들어간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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