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전자책에 푹 빠졌다. 전자책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20~30대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 회원이 몰리면서 독서도 전에 없던 방식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오디오북, 챗북이 대표적인 사례다.
13일 밀리의서재에 따르면 전체 회원 가운데 60% 이상이 2030세대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20~30대 회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밀리의서재 측 설명이다. 밀리의서재 누적 회원 수는 이날 기준 약 840만명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는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을 뒷받침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1년간 한 권 이상 종이책·전자책을 읽거나 오디오북을 들은 '독서율'은 20대가 74.5%, 30대가 68%로 10~40%대에 머무른 중장년층보다 높았다.
2030세대가 전자책 플랫폼으로 몰리자 오디오북, 챗북과 같은 형태의 독서 방식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밀리의서재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은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는 제목의 오디오북이다. 이 책은 성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더해 몰입감을 극대화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오디오북이 주목받은 배경으로는 시간 대비 만족도를 이르는 '시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꼽힌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젊은층의 생활양식이 오디오북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본업에 집중하면서도 운동과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1~10월 밀리의서재 회원들이 오디오북을 들은 시간은 일로 환산할 경우 35만5499일에 이른다. 남극에서 북극을 크루즈로 1336번 왕복하는 시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회원 설문조사 결과 오디오북을 사용하는 주요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이동 중이나 운전 중에도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특히 20대 회원들은 집안일이나 운동을 하면서도 (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오디오북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챗북도 오디오북만큼 새롭게 떠오르는 독서 트렌드 중 하나다. 챗북은 전자책을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콘텐츠다. 짧은 시간 안에 책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줄글을 읽어내려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책을 소비하는 상호작용으로 재미를 더했다.
챗북의 인기는 30대 여성들이 이끌었다. 지난해 밀리의서재에선 30대 여성 회원들이 챗북을 가장 많이 이용한 사용자층으로 나타났다. 자기계발, 경제 분야 챗북의 선호도가 높았다.
독서를 즐기는 시간대도 변화했다. 2023년만 해도 오전 출근 시간을 이용해 독서를 하는 회원들이 다수였지만 지난해엔 낮이나 밤 시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이는 독서가 자기계발이나 학습을 위한 수단에서 벗어나 일상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며 여가 시간에 진정한 휴식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활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 한 해 독서 트렌드는 '텍스트힙' 열풍 속에서 독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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