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성장하는 대만 미술시장"…호텔에 그림 사러 1만5000명 몰려

입력 2025-01-13 18:06   수정 2025-01-14 00:22


지난 10일 찾은 대만 타이베이의 메트로폴리탄프리미어호텔. 이곳 1층 로비에는 입구부터 엘리베이터 앞까지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날 호텔 10~13층에서 개막한 호텔 아트페어 ‘원아트타이베이’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었다. 이 중 절반가량은 20~30대. 이날 만난 대만의 30대 여성 관람객은 “대만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좋아하는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소장하는 게 흔한 일”이라며 “오늘은 결혼식을 앞둔 친구에게 선물할 그림을 사러 왔다”고 했다.

올해 아트페어에 참가한 61개 갤러리 중 해외에서 온 비(非) 대만 갤러리는 절반가량. 그중 한국 갤러리 수는 열 곳에 달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신준원 조형아트서울 대표는 “대만 컬렉터들은 작품을 많이 구입하는 데다 한국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했다.

호텔 아트페어란 말 그대로 호텔에서 열리는 미술 장터다. 컨벤션센터 등지에 가벽을 설치한 뒤 작품을 거는 일반적인 아트페어와 달리 호텔 아트페어는 몇 개 층의 객실을 통째로 빌려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관람객은 1만5000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훨씬 넓은 공간에서 나흘 동안 열린 프리즈 서울 관객이 7만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뜨거운 열기다. 릭 왕 원아트타이베이 공동대표는 “세계 미술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만은 타격이 덜한 편”이라며 “미술을 사랑하는 문화가 있는데다 젊고 호기심 많은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게 대만 미술시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대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풍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본풍’ 그림이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대만 컬렉터의 미술 취향은 다양해지고 있다. 2010년대 초중반 대만 컬렉터들이 한국의 단색화 작품을 대거 구입하는 등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단적인 예다.

이번 행사에서도 한국 미술의 인기는 높았다. 청작아트는 이기라, 백종은 등 젊은 작가의 조각을 비롯해 가져온 작품 중 절반가량인 12점을 판매했다. 대만 가오슝에 있는 대형 갤러리 JP아트센터 부스에 나온 비비 조(본명 조혜윤) 작가의 그림은 개막 당일에 대부분 판매됐다.

국내를 벗어나 대만에서 활로를 찾고 자리 잡는 한국 갤러리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백 엘갤러리 대표는 “6년 전부터 대만에 진출해 작품을 팔고 있는데, 이제는 단골손님도 많이 생겼다”며 “지난해 열린 아트타이베이에서는 갖고 나온 작품을 전부 다 판매하는 등 갈수록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