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 다루는 법’은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이 대규모 정전 이후 살아있는 시체로 되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반적인 좀비물과 달리 죽음과 삶의 경계, 그 안에서의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휴머니즘 영화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노르웨이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아만다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일찍부터 시네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각본에 참여해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2015)의 두 번째 이야기다. 검은 사제들은 당시 약 54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오컬트 영화 중 드물게 흥행했다. 지난해 ‘파묘’가 한국 오컬트로 흥행의 꽃을 피운 만큼 ‘검은 수녀들’이 그 바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해운대’(2009)의 권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등이 출연한다.
황영미 영화평론가는 “영화에서 핵심이 서사인데 잘 알려진 문학을 영화로 만들면 이미 보장된 서사에 연출적 시각만 덧붙이면 된다”며 “감독 입장에서도 작업이 수월하고, 무엇보다 관객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어 투자에 안정적인 포션을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8일에는 청춘 멜로와 사운드트랙의 결합으로 성공을 거둔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2008)이 한국판으로 공개된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높은 완성도와 아련한 첫사랑 감성, 피아노 배틀 장면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계 전반에 지속되는 ‘익숙한 영화’ 풍토는 냉각된 영화 시장으로 인한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2312명으로 2023년(1억2513명)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새로운 IP를 개발하려면 개발·홍보비가 많이 드는데 있던 작품을 하면 이 모든 비용이 대폭 감소한다”며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투자에 소극적이면서 배급사들이 경쟁적으로 재개봉 판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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