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10년 뒤엔 베를린필과 경쟁할 것"

입력 2025-01-13 17:57   수정 2025-01-14 00:22

“10년 뒤 서울시향이 세계 최고 명문인 베를린 필하모닉의 경쟁 상대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61·사진)는 13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가 서울시향 창단 80주년이자 재단법인 출범 20주년이 되는 시기인 만큼 ‘앞으로의 10년’을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기점으로 삼고자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2035 미래 비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구상 중이며, 오는 6월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 신임 대표는 고양문화재단, 안양문화예술재단, 금천문화재단,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소속 문화예술기관장을 지낸 문화행정 전문가다. 서울시향 대표 임기는 3년이다. 그는 글로벌 문화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클래식 음악을 누리는 ‘모두를 위한’ 교향악단, 지속 성장이 가능한 ‘혁신적인’ 교향악단을 목표로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확보 등을 추진한다.

정 대표는 서울시향을 둘러싼 해묵은 문제를 차례로 해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먼저 그는 서울시향 노조와 단원 정년 제도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현재 서울시향은 다른 국공립 예술단체와 달리 사실상 단원들에 대해 정년을 두고 있지 않다. 그는 “단원 정년 문제에 대해선 노조 측과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했으며, 같이 노력하자는 다짐이 있었다”며 “올해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현재 공석인 악장을 포함한 단원 채용에도 속도를 낸다. 그는 “올해 6명 정도의 단원을 추가로 뽑는 것을 목표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채용에 나설 예정”이라며 “특히 중요한 악장을 채용하는 건에 대해선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도 올해 자리를 채우는 데 힘써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한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 스타일에 평단의 평이 갈리는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저변에 깔린 다수의 평가와 반응이라면 츠베덴 음악감독과 얘기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면서도 “일단 5년 임기 동안엔 그의 음악적 색깔을 존중하며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올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국립오페라단과 공동 제작) 공연 등 굵직한 무대를 소화할 계획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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