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장품 원료·부자재 업체 11곳의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총계는 1조5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71억원으로 같은 기간 22.1% 늘었다.
화장품산업 밸류체인은 크게 제품 기획·개발, 원료·부자재, 생산, 유통·판매 등으로 구성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있는 종합 화장품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은 한두 가지씩 역할을 나눠서 수행한다. 제품 기획·개발은 3만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사가 맡는다. 원료·부자재는 현대바이오랜드와 펌텍코리아 같은 업체가, 생산은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ODM사가, 유통·판매는 CJ올리브영과 실리콘투 등이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K뷰티 밸류체인은 전 세계에서 한국만이 보유한 독특한 산업 생태계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일본 최대 온·오프라인 뷰티 플랫폼인 ‘앳코스메(@cosme)’를 운영하는 아이스타일의 스가와라 게이 부회장은 “원료는 물론 내용물, 용기에 이르기까지 화장품 제반 생태계가 잘 발달한 곳이 한국”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원료업체 중 대표적인 곳은 현대바이오랜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바이오랜드는 피부 보습에 필요한 히알루론산 등을 생산·공급하는 국내 1위 화장품 천연소재 기업이다. 국내 주요 기업은 물론이고 로레알과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에도 원료를 납품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바이오랜드가 지난해 매출 1272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25.1%, 121.1%에 달한다.
원료업체 선진뷰티사이언스는 본업인 선케어 소재를 넘어 일반의약품(OTC) 등 ODM, 나아가 자체 뷰티 브랜드 사업 진출을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선진뷰티 역시 작년 3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42.3% 늘어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 용기에서는 펌텍코리아와 연우가 업계 1위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펌텍코리아는 중소형 고객사 매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화장품 원료·부자재 업계 최초로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계 투자자도 K뷰티 밸류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펌텍코리아 지분 5.01%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년간 99% 올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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