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안주면 파업"…은행 노조, 高성과급 요구 논란

입력 2025-01-13 17:25   수정 2025-01-14 00:49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통상임금의 300% 성과급과 격려금 1000만원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도 지난해보다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이 1억1000만원을 넘어선 5대 은행이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달 27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달 7일 1차 조정에 실패한 데 이어 중노위가 최종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국민은행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한다. 회사 측은 작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충당금(8620억원) 때문에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임단협을 타결한 4개 은행의 임금 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2023년(2.0%)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임금 인상률은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일괄 협상한다.

은행별로 합의하는 성과급도 작년보다 확대됐다. 신한, 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작년과 비슷한 기본급의 280%를 책정했지만 성과급 성격인 현금성 포인트가 늘었다.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를 100만 포인트(100만원 상당)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증액하고, 복지 포인트도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렸다. 작년 실적 결산 이후 성과급을 확정 짓는 우리은행도 우선 현금성 포인트를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5대 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자산 확대와 고금리가 맞물려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5대 은행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1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3282억원)보다 4.06%(4601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은행이 대출 금리는 올리고 시장금리 하락을 이유로 예금 금리는 내리면서 이자 이익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작년 평균 연봉은 1억1265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억492만원으로 1억원을 넘긴 뒤 2년 만에 1억1000만원을 돌파했다. 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이 1억182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1억1566만원) 농협(1억1069만원) 우리(1억969만원) 신한(1억898만원) 순이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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