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과도한 임금 보상액을 받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560억달러(약 82조40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제공하는 보상 패키지를 두고 재판이 열리고 있다.
지난달 델라웨어주 법원은 이 보상안이 적법한지 다투는 소송에서 “머스크 CEO가 보상을 받는 게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캐서린 매코믹 판사는 “보수 패키지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 CEO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세우면 안 된다”고 반발하며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겼다. 테슬라 본사의 법률상 주소도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했다.
지난해 6월 테슬라 이사회가 주주를 대상으로 이 보상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추진했을 때 ABP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ABP 대변인은 “주식 처분은 정치적 동기가 아니라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라며 “우린 모든 것에 투자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ABP가 테슬라 공장의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고 판단한 점도 주식을 매도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비용과 수익은 물론 투자에 따르는 책임 요소까지 고려한 매각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