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언어모델(LLM) 위주였던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AI 탑재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앞선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가 되는 등 휴머노이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중국 로보틱스 기업들 성장세가 무섭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엔진AI는 최근 휴머노이드 ‘SE01’의 보행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 170cm 키에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걷는 게) 자연스러워 CG(컴퓨터 그래픽)나 합성 같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약 40초 분량 영상을 보면 사람이 뒤에서 원격 조종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SE01의 보행 자체는 사람과 매우 흡사하다. 특히 통제된 실험 공간이 아닌 일반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별다른 요철이 없는 평평한 곳이긴 하지만 에스컬레이터 근처에서 약간 방향을 틀어 걷는 등 휴머노이드 특유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게 포인트. 휴머노이드는 약간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는 경우가 많은데 SE01은 인간 보행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보였다. 신기한 듯 행인들이 휴대폰을 꺼내들어 촬영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SE01에 대해 “인간과 유사한 범용 휴머노이드 AI 하드웨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하모닉 조인트 모듈 세트와 AI 강화학습 및 모방학습을 결합한 신경망 모델을 통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다”며 “로봇의 보행은 부자연스럽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빠르며 우아한 보행을 추구한다”고 소개했다.
엔진AI의 첫 휴머노이드 모델인 SE01은 산업용으로 제작됐다. 다양한 산업 응용이 가능한 제어 알고리즘과 함께 사람 같은 자연스러운 보행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정밀하게 조립하거나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따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제조·물류 분야 등에서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엔진AI는 SE01 외에도 교육·연구 분야에 커스터마이징한 ‘SA01’, 상업적 상호작용 등 소매 분야 서비스에 특화된 ‘PM01’을 내놨다. 최근 PM01을 웬만한 경차 한 대보다도 싼 8만8000위안(약 1760만원)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