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등 '관세 초비상'…"車부품 美 현지화율 높인다"

입력 2025-01-13 18:02   수정 2025-01-14 01:22

‘관세 폭탄’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대외 정책이다.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관세를 물리는 게 골자다. 멕시코산 제품(25%)과 중국산 전기자동차(100%)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보편관세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악재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현대차 차량의 65%가 울산공장 등지에서 수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아 역시 49%를 한국에서 들여온다. ‘100% 메이드 인 USA’인 테슬라는 물론 포드(미국산 비율 79%) 혼다(59%) 제너럴모터스(58%) 도요타(50%) 등 경쟁 브랜드보다 수입 비중이 높다.

현대차·기아의 해법은 미국 생산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대차·기아 생산능력은 연 100만 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5만 대), 기아 조지아 공장(35만 대), 현대차·기아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30만 대)를 모두 합친 수치다. 현대차는 이에 더해 HMGMA 생산능력을 연 50만 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기아 협력사도 관세 폭탄을 이겨내기 위해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기아 조지아 공장으로 이어지는 왕복 6차선 I-85 고속도로 반경 100㎞ 안에 현대모비스(모듈) HL만도(브레이크) 현대트랜시스(변속기·시트) 한온시스템(공기조화기) 등 1차 협력사 공장 30여 개가 줄지어 있다. 이 덕에 현대차·기아의 부품 현지화율은 90%가 넘는다.

문제는 1차 협력사에 납품하는 2·3차 협력사의 현지화율이 낮은 점이다. 한국 중국 멕시코 공장에서 만든 부품을 공급받아 1차 협력사가 미국에서 조립하는 식이다. 주요 원·부자재도 수입한다. 현대모비스 앨라배마 공장 관계자는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생산거점을 둔 2·3차 협력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다른 1차 협력사 관계자는 “2·3차 협력사에 자금 지원을 내걸고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제안 중”이라고 말했다.

몽고메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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