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기온 높은데…한파에 437명 사망한 대만, 무슨 일?

입력 2025-01-13 22:13   수정 2025-01-13 22:41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인 대만까지 내려오면서 올해 들어 437명이 '병원 밖 심정지'(OHCA)로 사망하는 참사가 생겼다.

12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각 지자체 소방국의 자료를 인용해 이달 11일까지 총 492명의 '병원 밖 심정지(OHCA)'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OHCA 환자는 계속 느는 추세다. 10일 하루에만 54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11일에는 55명으로 늘었다. 이 중에는 노인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다수였다.

한파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자 대만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이날 오전 저온 특보를 발령했다. 이어 노인과 취약 계층의 저온으로 인한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3952m인 위산(玉山)의 12일 새벽 기온이 영하 8.2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대만은 한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아열대 기후의 나라이기에 평소 한파를 대비한 난방 기구를 제대로 갖춰놓은 곳이 많지 않다.

게다가 겨울철 습도도 높다 보니 실제 체감온도가 더 낮다. 이 때문에 이번처럼 기온이 갑자기 5~8도로 떨어지면 저체온증 사망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실제 2022년 1월에도 북극발 기습 한파로 6도까지 떨어지며 이틀 동안 126명이 사망했다. 지난 2018년에도 5일간 8도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지속돼 13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의료계는 저온으로 인해 환자들의 심혈관에 이상이 생겼다고 봤다. 한 응급의학과 의사는 대부분의 환자가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전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가 새벽에 심근경색증 등으로 병원에 응급 후송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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