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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남미 엘살바도르로 본사와 자회사를 이전한다.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지정한 ‘친(親)암호화폐’ 국가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테더가 엘살바도르에서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자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법인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테더는 현재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돼 있는 상태다. 테더의 최고경영자(CEO)인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새로운 본사를 구축하고 협력을 촉진해 신흥 시장에 대한 집중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나를 포함한 경영진 역시 엘살바도르에 주거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상 화폐다. 테더의 경우 주로 미 달러 또는 미 정부 부채와 같은 현금 등가 자산으로 구성된 준비금을 사용한다.
엘살바도르는 대표적인 친암호화페 국가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21년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삼고 국가 예산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인 인물이다. 그는 X(옛 트위터)에 아르도이노 CEO의 글을 공유하며 “집에 온 걸 환영한다”고 적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현재 6026.18 비트코인(약 8152억9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파생상품 부문이 엘살바도르에서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자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사업 거점을 이동하기로 했다. 비트파이넥스는 X를 통해 “이번 면허로 강력한 디지털 경제 구축을 선도하는 국가인 엘살바도르로 비트파이넥스파생상품을 이전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번 이전으로 특히 라틴아메리카 소외 지역에 혁신적인 거래 솔루션을 제공하는 우리의 임무가 강화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테더는 국제 제재 및 자금세탁방지의무 위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발행하는 코인이 마약 거래, 테러, 해킹 등과 같은 불법 행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거나 이런 활동으로 얻은 자금을 세탁하는 데 사용됐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곧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상무부 장관에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의 투자사가 테더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러트닉 후보자는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생각을 바꿔놓은 인물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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