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상장 앞두고…LG 주가 1년 전으로 '회귀' [종목+]

입력 2025-01-14 07:52   수정 2025-01-14 10:12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LG CNS의 '중복상장 논란' 속에 모회사 LG 주가가 1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지주사 LG 주가는 직전일 대비 보합을 유지한 7만3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월 저점인 7만1700원(종가기준) 수준까지 내려왔다.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실행 기대감에 지난해 2월 10만3500원까지 치솟았던 LG 주가는 지난해 7월 8만원대로 내려오더니 이후 자회사 LG CNS 상장 계획이 구체화 되면서 하락 일로를 걸었다.

다음달 상장 예정인 LG CNS는 최근 '중복상장 논란'에 홍역을 앓고 있다.

1987년 설립된 LG CNS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삼성 SDS, 옛 SK C&C처럼 그룹 내부의 IT 일감을 맡는 한편 외부 업체를 대상으로 시스템 구축, 운영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조6053억원, 영업이익 4640억원을 낸 LG의 '알짜 자회사'다.

LG CNS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LG로 49.9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맥쿼리PE)로 2020년 4월 LG CNS 지분 35%를 약 9500억원에 사들였다.

LG 소수 주주들은 비상장사였던 LG CNS의 상장으로 지주사 가치에 할인 요소가 발생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존 LG CNS에 투자하려면 LG 주식을 사는 방법 밖에 없었으나 CNS가 직상장하는 만큼 LG 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원래 LG CNS의 가치가 지주사 LG에 포함돼 있었던 것은 분명하기에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른 '물적분할 후 5년 전 상장'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LG CNS 상장 이후에는 LG CNS에 직접 투자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지주사 LG 주식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LG CNS 상장으로 그룹 내 모든 주요 자회사들이 상장돼 지주사 LG 주식은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지주사 LG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약 1조5000억원이므로 자금 여력이 넘치는데 2대주주의 구주매출과 장내매도를 통한 자금 회수 목적 외에 굳이 기업공개(IPO)를 해서 모·자회사 중복상장으로 인한 디스카운트를 유발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익이 두 번 집계되기 때문"이라며 "자회사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유통시장에서 평가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를 할인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과거 LG 계열사가 '물적분할'을 통해 알짜 사업부를 분리시켰던 전력이 있다는 점도 주주들에겐 반발 요소다. 2022년 LG화학이 핵심 부서인 배터리사업부를 분리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상장시키자, LG화학의 주가는 한 달 만에 16.57% 빠졌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전 LG화학 주가는 66만4000원이었는데 현재는 24만원 수준이다.

LG 측은 LG CNS의 상장은 과거 물적분할과는 다르다며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간담회에서 "중복상장은 회사가 특정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서 짧은 기간 내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1987년 미국 EDS와 합작해 만들어진 회사로 지주사 LG에서 물적분할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중복상장을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 바라보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보다 낮은 시장 친화적인 겸손한 몸값으로 공모가를 책정했기에, 구주매출과 관련된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것"이라며 "현재 회사의 현금 보유량을 고려해 신주 비중을 필요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모·자회사 중복 상장 비율은 18%로 주요 국가 주식시장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중복 상장 비율(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를 전체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은 18.43%로, 미국(0.35%)과 중국(1.98%), 일본(4.38%), 대만(3.18%)에 비해 크게 높았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스탠더드는 상장사가 중복 상장을 제거해 주주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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