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내면 낯선 女와 달콤한 낮잠"…요즘 뜨는 '이색 카페'

입력 2025-01-14 08:13   수정 2025-01-14 08:35


일본에서 일명 '포옹 카페(Cuddle Cafes)'라고 불리는 곳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는 "일본의 포옹카페에서는 3000엔(한화 약 2만8000원)을 내면 낯선 사람과 포옹하거나 눈을 마주칠 수 있다"는 타이틀의 기사에서 일본의 보수적이고 엄격한 사회 규범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가 외로움을 겪고, 친밀한 관계를 피하면서 이러한 카페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SMCP는 일본 내에서 진행한 한 연구 결과에서 16세에서 24세 여성의 45%, 남성의 25%가 성적 접촉에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혐오하고 있다는 집계가 나왔고, 2022년 내각부 조사 결과 30대 일본인 4분의1 이상이 결혼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옹 카페는 이런 외로움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소개했다.

포옹카페는 고객들이 비용을 지불하면 종업원과 대화하고 포옹 등 가벼운 스킨십이 가능하다. 2012년 미국 CNN을 통해 소개됐을 정도로 일본 내에서 깊게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카페에서 20분 동안 낮잠을 자는 데에는 3000엔(약 2만 8000원), 10시간 동안 하루 숙박하는 옵션은 5만엔(약 47만원) 정도다. 추가 비용 1000엔(약 9300원)을 내면 손님은 직원 무릎에 머리를 기대거나 3분 동안 포옹할 수 있다. 같은 요금으로 직원의 눈을 1분간 응시하거나 토닥토닥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카페 측은 "누군가와 함께 자는 간단하면서도 편안한 방법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며 여직원 보호를 위해 머리카락을 만지는 등 허용되지 않은 스킨십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페 직원인 후키는 SMCP에 "많은 손님이 친구나 동료의 마음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카페를 찾은 남성 고객 이노우에는 "여자와 대화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달콤하게 웃더라도 거짓말을 하거나, 뒤에서 나를 비난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비스를 선택할 땐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결국 후키의 무릎에 머리를 얹었다"며 "우리의 대화가 편안하고 즐거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포옹카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지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포옹카페를 옹호하는 한 지지자는 "길고 지친 하루를 보낸 후, 집에서 기다리는 건 차가운 침대와 남은 음식뿐"이라며 "약간의 보살핌과 포옹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귀여운 여자를 껴안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지만, 외로움을 달래고 인생의 도전에 맞설 에너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낯선 사람과의 신체 접촉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서비스에 의존하면서 실제 관계 맺기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 고립이 악화할 수 있다" 등의 비판도 크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에서는 정서적 지원을 목표로 하는 독특한 서비스의 카페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일본 나고야의 한 레스토랑은 300엔(약 2800원)을 내면 직원이 손님을 때려주는 '때리기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가 됐고, 도쿄의 한 카페는 숲을 테마로 비관주의자를 위한 소통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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