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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 지표 호조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 감소에 달러가 역대급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로와 파운드 등 주요 통화들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DXY 한때 '110' 돌파
1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한때 110.181까지 치솟는 등 110선 안팎에서 움직였다. 달러인덱스(DXY)란 6개 통화(유로·일본 엔·영국 파운드·캐나다 달러·스웨덴 크로나·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DXY가 처음 도입된 1973년 이후 110을 돌파한 것은 네번째다.달러 강세는 미국의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나타났다. 미국의 작년 12월 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는 전달보다 25만6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16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 역시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한 4.1%를 기록했다.
고용 환경 개선에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줄어들게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오는 6월까지 현행 정책금리(4.25~4.50%)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과 25bp 인하될 확률을 각각 44.9%, 41.2%로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 수준이 유지될 확률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이다.
도미닉 버닝 노무라 G10 외환전략 책임자 “작년에는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우려가 덮어진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메워진 것 같다”며 “미국 경제는 달러 강세와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회복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도 달러 강세에 큰몫을 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한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투자 효과를 발생시켰다.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법이 4500억달러(약 663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월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공약이 달러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달러가 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인 헬렌 기븐은 “우리는 달러가 계속해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며 “만약 달러 지수가 2022년 수준을 돌파한다면, 그것은 트럼프의 취임식 전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로·파운드는 '약세'
반면 유로와 파운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0.00280달러(0.273%) 하락한 1.02160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1.01170달러까지 밀리면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파운드는 5일째 하락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21750달러로 전장대비 0.00335달러(0.274%) 밀렸다. 한때 1.20990달러까지 내려가면서 14개월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크리스 터너 ING 글로벌 시장 책임자는 “영국 정부가 3월 26일에 지출 감축을 발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여전히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했다.
달러-엔 환율은 0.681엔(0.43%) 내려간 157.149엔을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지난주 BOJ가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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