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여아 간호할 분"…60만원 꿀알바 공고 '소름'

입력 2025-01-14 10:06   수정 2025-01-14 10:32



"하반신 마비인 여자아이 간호해주실 분 구합니다."

'일당 60만원'을 내건 여아 간병인 구인 공고가 사실 여성 납치 감금 범죄 목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네티즌들이 경악하고 있다. 경찰이 가해 남성을 체포한 사실이 알려지기 나흘 전, 이미 온라인상에서 해당 구인 공고를 놓고 "진짜일까" 의심하는 게시물이 올라왔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간병인 공고를 내고 여성을 유인해 납치하고 이틀간 펜션에 감금한 2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경기 가평경찰서는 납치와 감금 등 혐의로 A씨를 지난 12일 구속해 조사하는 중이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30대 여성 B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워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의 한 펜션으로 이동하고 약 이틀간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하반신 마비인 여자아이의 간병인을 구한다'는 공고를 올려 B씨를 유인했다. '하반신 마비 여아'는 없는 사람이었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5시 10분께 가평군 청평면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B씨는 차량 조수석에서 다행히 다친 곳 없이 구조됐다. 차 안에서는 흉기가 발견됐다.

네티즌들이 이 체포 소식에 경악한 이유는, 소식이 알려지기 나흘 전인 지난 9일 이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A씨가 올린 가짜 공고가 논란이 됐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 네티즌은 A씨의 공고를 캡처해 올리면서 "이거 당근 알바 60만원 준다는데 진짜일까", "밤새워야 하는데, 60만원이라니, 지원해볼까"라고 했었다.


A씨의 공고는 얼핏 보면 혹할 만도 했다. 일단 급여가 업무 대비 건당(일당 추정) 60만원으로 높은 편이었고, 업무 내용도 철야를 제외하고는 아주 어려울 것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A씨는 공고에서 "실 근무지는 가평, 픽업 장소 와서 계시면 출퇴근 픽업해드린다", "근무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다", "하는 일은 많이 없고 대화 나눠주시면서 놀다가 취침 준비하시고, 중간중간 화장실 동행해주시고, 일어나셔서 청소 및 아침 식사 준비해주시면 된다"면서 업무 강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공고 말미에 "나이가 어리고 겁이 많은 친구라 비슷한 나이 동성 우대한다", "프로필 사진 본인 사진으로 변경 후 지원해달라"는 수상한 내용이 담겼다. 의심쩍은 공고에 지원을 고민하던 네티즌을 다른 네티즌들은 뜯어말리고 나섰다. "찝찝하고 무섭고 가평이라 도망 못 가고 지원하지 말아라", "목숨 아껴라", "저런 건 300번 의심해도 부족하다"라는 댓글을 달면서 만류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지난 13일 경찰이 A씨를 체포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소름 끼친다"는 반응이다. 먼저 지원을 만류했던 댓글에는 "선견지명", "네가 하나 살렸다"는 댓글이 따라 달리고 있다. 다른 네티즌들도 "와 나도 저 광고 봤는데", "정말 무섭다", "세상엔 쉬운데 돈 많이 주는 일은 없다는 걸 잊지 말라" 등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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