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1.65%…탄핵정국·무안공항 사고·트럼프, 3중 악재"

입력 2025-01-14 14:53   수정 2025-01-14 14:54

한경 이코노미스트 클럽 경제전문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비상계엄과 여객기 사고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이 겹치는 '3중 악재'로 한국은행(1.9%)과 정부(1.8%)의 예상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한국 1.65% 성장
14일 한경 이코노미스트 클럽 전문가 20명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65%로 집계됐다. 제시된 전망 범위는 1.3~1.9%였다.

한은과 정부의 전망치인 1.9%와 1.8%를 밑돌 것으로 본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부진에 따른 내수 악화를 크게 우려했다. 이남강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이미 둔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여객기 사고로 인한 심리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올 1분기까지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1.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슬린 오 모건스탠리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도 "정치 및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며 "성장 전망을 1.7%에서 1.5%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투자 지연도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오던 수출에 대한 우려도 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국제 통상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출 침체가 우려된다"고 짚었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인 1.9%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제시한 2명(10%)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에 기대를 뒀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에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고, 2분기에 추경을 집행하는 정책 대응을 가정하면 1.9%의 성장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계엄, 탄핵으로 성장률 0.21%포인트↓
한경 이코노미스트 클럽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성장률을 약 0.21%포인트 끌어내리는 것으로 평가했다. 많게는 0.5%포인트까지 하락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이 경제에 미친 악영향으로는 대외신인도 훼손(32%)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소비 심리 악화(28%), 환율 급등(20%) 등도 심하다고 봤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정치적 상황과 주요 인사의 재판일정에 따라 가늠하기 어렵다"고 봤다. 불확실성이 조기에 진화될 수도, 초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으로는 추경 편성(30.4%)이 제시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신속히 내려야한다는 의견(21.7%)과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17.4%)이 필요하다고 본 경우도 많았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함께 사용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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