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여러 당론을 거부해왔던 김상욱 의원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자체 내란 특검법 발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상욱 의원은 "지금이라도 자체 내란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며 "당이 계엄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춰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철규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의원들을 '계엄 찬성'으로 몰고 가지 말라. 여기 계엄에 찬성한 사람들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 초선 대표이자 원내수석대변인인 김대식 의원은 연단에 나서 김상욱 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대식 의원은 "우리가 전두환 추종세력인가, 우리가 히틀러, 김상욱은 유대인인가"라며 "당이 정한 당론을 따르는 게 당인이다. 김상욱 의원은 정치를 잘못 배웠다. 앞으로 나한테 '형님'이라고 하지 말라"고 강하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식 의원이 언급한 '전두환 추종세력', '히틀러-유대인' 표현은 김상욱 의원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을 끌어온 것이다. 김대식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親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 등이 "인신 모독"이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욱 의원은 이후 회의장을 떠났고, 이어 정 의원, 고동진·한지아 의원 등이 항의하는 차원에서 함께 의총장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김대식 의원은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형으로서 충고를 한 것"이라며 "의원이 얼마든지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는데 '전두환 추종세력' 같은 소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상욱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앞에서 욕먹는 건 익숙해졌는지, 그다지 힘들지 않다"며 "선배들의 그런 반응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앞에서 저를 욕하는 게 힘든 것이 아니라 뒤에서 소위 말하는 작업이 더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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