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HC] '1400조' 장전한 글로벌 제약사, JPM 첫날부터 바이오텍 쇼핑 나섰다

입력 2025-01-14 13:37   수정 2025-01-14 13:38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첫날, 글로벌 제약사의 인수합병(M&A) 소식이 쏟아졌다. 13일(현지시간) 행사 시작과 동시에 존슨앤드존슨(J&J)이 포문을 열었다. 146억달러(약 20조원)에 조현병 약물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기업 인트라-셀룰라 테라피스를 인수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행사에서 20억달러에 앰브릭스를 사들일 때와 비교해 7배가 넘는 금액을 M&A에 베팅한 것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바이오기업 희귀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IDRx 11억5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인수했고, 일라이릴리는 25억달러를 들여 항암제 개발사 스콜피온을 인수하기로 했다. 기술이전 소식도 이어졌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지난해 덴마크 제약사 최대 2조5000억원을 들여 레오파마로부터 피부질환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상업화 원리를 확보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훨씬 활발히 M&A 및 기술이전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매출 반토막 직면한 글로벌 제약사들

지난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지난 5년 중 가장 침체돼 있었다. 지난해 행사 기간 동안 480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및 M&A 소식이 발표됐다. 전년 1500억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10억달러 이상 기술거래 건수도 2023년 23건에서 2024년 18건으로 줄었다. 신규 투자가 줄어들며 바이오 산업 전반이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데다 미국 정부가 기업 간 M&A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그나마 돈줄을 쥐고있던 글로벌 제약사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독점 규제의 칼날이 무뎌지며 제약·바이오 산업에 훈풍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글로벌 기업들의 M&A에 반대 기조를 내세우던 '빅테크 저격수'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해임하고 비교적 기업 친화적인 인사로 평가되는 앤드류 퍼거슨을 신임 위원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특허 절벽에 부딪친 글로벌 제약사들도 M&A 및 기술도입에 목마른 상황이다. 미국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리링크파트너스에 따르면 미국 머크(MSD),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노바티스 등 주요 제약사들은 현재 보유한 약물들의 특허가 만료되며 2030년경 35~65%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너도나도 M&A 의지 피력…1400조원 '장전'

글로벌 제약사들은 후기 임상 단계의 약물을 도입하거나 이를 보유한 바이오기업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해야 한다. 지난 10일 일라이릴리가 벤처캐피털(VC) 앤더슨 호로비츠와 공동으로 5억달러(약 74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릴리는 '바이오텍 생태계 벤처 펀드'라는 이름으로 미래 먹거리를 지속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제약사들은 바이오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1조 달러(약 1400조원)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요 제약사 대표들은 앞다퉈 바이오기업 인수 의지를 피력했다. 테레사 그라함 로슈 최고경영자(CEO)는 "매년 인수합병(M&A)에 10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 신약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했다. 바이오젠은 협력사인 세이지 테라퓨틱스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메디케어에서 협상력을 갖기 위해 현재 보유한 치료 약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애브비·로슈·MSD 선택은 '중국'

미중갈등으로 혼란한 가운데도 바이오 업계의 승자는 단연 중국이었다. 세계 주요 제약사들이 차세대 후보물질을 중국 바이오기업에서 찾았다. 이날 애브비는 중국 심시어 자이밍에 삼중항체 항암제를 10억5000만달러 규모로 기술도입한다고 밝혔다. 행사에 앞서 3일 로슈는 중국 이노벤트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을 최대 10억달러 규모로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신다바이오는 MSD에, 중국 항서제약은 미국 아이디야 바이오사이언스에 각각 10억달러 규모로 항암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클래리베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개발 중인 약물 후보물질 23%는 중국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23년 중국 바이오기업이 기술이전한 규모는 총 350억달러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기업 쇼핑을 통해 차세대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현장에서는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도 나왔다. 앨버트 부르라 화이자 CEO는 이날 발표에서 "중국은 점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도록 혁신을 만들 수 있는 기업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이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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