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2억 낮춰야 팔렸다…콧대 높던 서울 아파트값 '뚝'

입력 2025-01-14 11:38   수정 2025-01-14 14:03


올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평균 매매가격 대비 1억5000만원 이상 낮아진 수치다. 평균 전셋값도 6억원 선이 무너졌다.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는 데다 서울 외곽지역 저가 위주 매물 거래만 이뤄진 탓으로 풀이된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9억8711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11억4229만원보다 1억5518만원 떨어졌다. 2022년 4월 11억6043만원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고금리 여파로 하락하다 2023년 4월 다시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엔 12억551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때와 비교해 4개월 만에 2억6799만원 내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거래 총량이 줄어들어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게 주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아파트 매매 물량은 8만8557건으로 지난해 1월 14일 7만5368건보다 1만3189건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이날 기준 252건으로 전년 동월 2686건 대비 9.3%에 불과했다. 통상 부동산 거래 신고가 계약 후 1달 내 이뤄지기 때문에 미반영 계약이 추가되면 소폭 반등 여지는 있지만 2000건을 넘기기 힘들 거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강남권에선 여전히 매도 호가가 높지만 일부 지역에서 값을 낮춘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기준 강남구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25억6750만원으로 전달(29억8828만원)보다 4억2078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 삼성래미안 전용 122㎡는 지난해 말 29억2000만원에 팔렸다. 석 달 전인 9월 초 33억원보다 3억8000만원 내려갔다.

전셋값도 하락세다. 같은 날 기준 평균 전셋값은 5억 4114만원으로 전달(6억581만원)보다 6467만원(10.6%) 떨어졌다. 지난해 3월(5억4118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장 거래 활력이 떨어지면 통상 고가 거래보다는 중저가 거래로만 시장이 움직인다”며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침체와 정국 불안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1분기에 뭔가 시장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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