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계속된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인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줄줄이 이 장르 신작을 출시하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주로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제작할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에서 개발해 왔으나, 이제는 대형 게임사를 포함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해당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5일 방치형 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의 대표작 리니지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게임은 한국을 포함해 대만 일본 북미 유럽 등 글로벌 241개국에 동시 출시됐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방치형 RPG 장르 인기에 힘입어 출시 닷새 만에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5위에 올랐다.
지난해 방치형 게임 장르 유료 매출 1위를 달성한 '버섯커키우기'도 빠른 속도로 순위 달성 후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기준 저니 오브 모나크의 매출 순위는 13위다.
넷마블도 올 상반기를 목표로 방치형 RPG '더 킹 오브 파이터즈' AFK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 SNK의 유명 격투게임 '킹 오브 파이터' IP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SNK와 다양한 협업 경험이 있는 넷마블네오가 개발 중이다. 네오지오 포켓판 '더 킹 오브 파이터즈 R-2'의 도트 그래픽을 재해석해 레트로 감성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컴투스도 신작 방치형 RPG '갓앤데몬' 글로벌 출시일을 오는 15일로 확정하고 콘텐츠 가이드를 공개했다.
갓앤데몬은 종족과 역할이 다른 60종의 다양한 영웅 캐릭터가 등장해 서버를 넘나들며 다른 이용자와 펼치는 플레이어 간 전투(PvP), 이용자 간 협력을 도모하는 길드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갓앤데몬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8개 언어를 지원한다. 지난 13일부터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한국 원스토어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이다.
위메이드커넥트도 서브컬처 방치형 RPG 신작 모바일게임 ‘로스트소드’를 오는 16일 출시할 예정이며 그라비티도 신작 방치형 RPG '프로젝트 데비루치(가제)'를 개발 중이다.
방치형 RPG 인기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한국 앱 마켓에서 방치형 RPG 장르 매출은 전년 대비 677억원으로 82.5% 늘었다. 당시 방치형 RPG 상위 10개 게임의 하루 평균 매출은 1억4000만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방치형 RPG의 인기 요인으로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은 방치형 RPG의 자동 전투와 비 접속 성장 시스템을 통해 최소한의 시간 투자로 최대 만족을 끌어올릴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RPG는 캐릭터 육성에 많은 시간을 요구했지만, 방치형 RPG는 이러한 과정을 간소화해 짧은 시간 안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방치형 게임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이나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구조로 이용자들이 쉽게 싫증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에 게임사들의 안정적 수익을 위해선 계속 신선한 콘텐츠를 추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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