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에서 학교 과제와 자기소개서 등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확산으로 대학생의 학업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AI 기업 무하유에 따르면 이 회사의 과제물 평가 서비스‘CK 브릿지’가 지난해 2분기에 검사한 대학 과제물 29만 4239건 중 27.3%가 표절 가능성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CK 브릿지는 교수들이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연동해 실제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을 검사하는 서비스다. 생성형 AI가 쓴 문장을 탐지하는 솔루션인 ‘GPT 킬러’를 활용해 생성형 AI가 만든 문서를 찾아낸다. 대학에선 보통 표절 가능성이 30% 이상이면 표절한 문서로 판단한다.
지난해 GPT킬러로 검사한 전체 문서 규모는 173만 건을 넘어섰다. 해당 문서의 55.9%에서 챗GPT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용이 감지됐다. GPT킬러 이용자 중 가장 많은 70.0%가 대학 과제물을 확인했다. 다음은 자기소개서(8.9%), 학위 논문(6.2%) 등의 순이었다.
대학에선 생성형 AI 사용이 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대학혁신과 AI시대 고등교육 변화 방향’을 주제로 대학 총장 190명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1%는 ‘생성형 AI와 관련된 학교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학업과 연구 과정에서 AI가 악용될 수 있지만 대학은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지역 사립대의 한 교수는 “최근 일부 교수는 AI로 과제를 내고 학생은 해당 과제를 AI로 해결하면서 ‘교수와 학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AI가 다 한다’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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