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시뻘게졌다"…'최악 재앙' LA에 무슨 일이?

입력 2025-01-14 15:17   수정 2025-01-14 15:23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방 당국이 '포스 체크(Phos check)'로 불리는 화재 지연제를 살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로 인해 LA 산불 현장이 온통 빨간 분홍빛으로 뒤덮이면서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USA 투데이와 데일리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LA 대형 산불을 진압하는 소방 당국은 비행기 9대와 물을 투하하는 헬리콥터 20대를 동원해 현장에 분홍색 화재 지연제를 살포했다. 현재 산불 영향을 받은 LA 지역의 공장, 건물, 주택, 차량 등은 모두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소방관들이 산불 현장에서 50년 넘게 사용해온 이 화재 지연제는 폴리인산암모늄을 포함한 화학 물질 혼합물로 구성돼 있다. 물보다 오래 재료에 붙어 있어 불길의 확산을 늦추거나 진압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분사해 식물 등 연소가 가능한 곳을 코팅하고 산소가 연소되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산화철이 포함돼 밝은 분홍색을 띤다. 이는 공중에서 작업하는 헬리콥터나 비행기는 물론, 지상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이 분홍빛은 몇 달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화철은 풍화, 비 또는 기타 환경적 요인으로 퇴색된다. 이 지연제는 미 농림부(USDA)의 환경 안전 기준 테스트도 통과했다. 제조업체 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화재 지연제에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 결과도 나왔으나, 제조업체 측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화재 지연제는 방어선 역할 정도만 하고 있어 여전히 진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산불 진압률은 펠리세이즈 11%, 이튼 27% 수준이다. 샌 페르난도 밸리의 웨스트 힐스 인근에서 발생한 케네스 산불은 12일 오전 기준 100% 진압됐으며 허스트 산불은 89% 진압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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