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기판’이라 불리는 유리기판 관련주의 새해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를 통해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구간도 함께 나타나고 있어 투자 시점에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C는 4.84% 오른 1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중엔 최대 8.62%까지 치솟았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50.43%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에서도 필옵틱스(8.2%), 기가비스(3.74%), HB테크놀러지(3.34%), 제이앤티씨(3.34%) 등이 일괄 상승했다. 올 들어선 최대 44.66% 올랐다.
유리기판 업종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수혜주 찾기 열풍이 본격화하며 투자자들 사이에 깊이 각인됐다. AI 시대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부품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관련주로 묶였다. 유리기판은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한 차세대 반도체 기판이다. 데이터 처리량이 기존 대비 8배 많지만 전력 소비는 절반가량 낮다. 아직은 상용화 전 단계다.
주가는 기대감으로 오른 경향이 크다. SKC가 유리기판 샘플을 CES에서 전시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만남까지 성사되며 장밋빛 관측은 더욱 커졌다. 다만 유리기판 분야 선두 주자로 평가되는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올해 하반기를 대량 양산 목표로 잡고 있어 시차가 있다. 인텔은 2030년 이전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회가 큰 시장이지만 기술적 난도도 상당하다”며 “대량 양산 과정에서의 수율 문제, 새로운 공급망 편성에 따른 신뢰성 등 검증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시점에 주의가 요구되는 배경이다. 대표주인 SKC의 이달 매매 동향을 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순매수를 통해 주가를 일으킨 것은 기관이었다. 주가가 16만원을 넘어서며 정점에 달하자, 기관은 곧바로 10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고 이 물량은 개인이 받아냈다. 앞서 매도세가 강했던 개인은 거꾸로 SKC 주가가 6.68% 하락했던 10일과 13일에 걸쳐 SKC를 8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9거래일 중 6거래일에서 외국인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도 개인이 119억원어치 순매수를,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6억원어치와 10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엇갈리는 매매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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