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링크' 국내 상륙 초읽기…"통신 사각지대 공략"

입력 2025-01-14 16:36   수정 2025-01-14 16:37


스페이스X의 통신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이르면 오는 3월 국내에 상륙한다. 정부가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에 필요한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을 3월로 예상하면서다. 스타링크는 당분간 개인을 겨냥하기보다 인터넷 환경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을 우선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께 스타링크 서비스의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을 위한 '주파수 이용 조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파수 이용 조건이란 저궤도 통신위성 사업자의 서비스에서 주파수 혼신 같은 부작용을 방지할 의무를 규정하는 것을 뜻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에 주파수 조건을 마련하고 다음 달 스페이스X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이용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가 요구할 주파수 이용 조건에는 국내 위성 보호, 타 사업자와의 주파수 공유 협조 의무, 지표면 전파 보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링크는 국내에서 SK텔링크, KT SAT, LG유플러스 등과 협력할 예정이다. 다만 스타링크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당장 개인 이용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주파수를 수신하는 단말기 구입에 20만원이 들고 월 이용료도 약 14만원으로 휴대전화에 비해 저렴한 편도 아니어서다.

스타링크는 통신 사각지대가 없다는 강점을 앞세워 인터넷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선박, 항공에서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 서비스를 해운사나 항공사에 재판매하는 역할을 할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저가 항공사를 주력 판매 대상으로 설정하고 마케팅 준비에 한창이다. 스타링크로 항공기 통신 서비스를 제공 중인 해외 항공사는 유나이티드항공, 에어프랑스, 하와이안항공, 델타항공 등이다.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산간, 섬 등 3000명 이하 군 단위 지역에 스타링크가 도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통신 서비스를 개선하면 인구 절벽에 놓인 지방 행정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덮친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스타링크 단말기를 장착한 자동차는 이동식 기지국 역할을 하면서 산불 현장의 통신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해외에선 스타링크가 가져올 변화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미국 최대 통신사 AT&T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스페이스X가 통신 생태계를 교란할 여지가 있다며 우려 의견을 냈다. 강충구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위성통신 콘퍼런스 연설에서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통신을 공급하는 데 투입하는 직원은 단 4명, 투자금은 30억원에 불과하다"며 "기존의 통신 사업자와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르다"고 전했다.

스타링크는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스타링크는 현재 100여개 국가에서 4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9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위성 추적 웹사이트 '오비팅 나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스타링크는 7000개가 넘는 위성을 쏘아 올려 글로벌 위성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스타링크는 위성을 4만20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인드커머스는 스타링크가 운용되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2021년 41조원에서 2030년 285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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