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구독자' 홀린 K뷰티, 수출영토 넓혔다

입력 2025-01-14 18:29   수정 2025-01-15 01:12


“최신 K뷰티 제품을 체험하고 각계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구독자 673만 명을 보유한 인도 뷰티 인플루언서 푸남 나루카 씨(29·여)는 서울시 산하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지난달 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 뷰티 제품이 자연 유래 성분을 선호하는 인도 소비자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번 행사를 취재해 만든 콘텐츠 반응도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누적 조회 수만 1억 회 이상
비디비치, 코스알엑스, 온그리디언츠 등 국내 화장품 제작·유통 중소기업 16곳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서울콘 부대행사 ‘K뷰티부스트’에는 나루카 씨를 포함해 다국적 뷰티 인플루언서 1300팀, 해외 뷰티업계 관계자 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마케팅·분석 회사 누리하우스에 따르면 아시아권 인플루언서가 5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유럽 23.6%, 미국 10.5%, 아프리카 8.6% 등이 뒤를 이었다.

인플루언서들은 저마다 각종 뷰티 콘텐츠 노하우를 공유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14년 이상 뷰티업계 경력자인 카산드라 뱅크슨, 500만 명 이상 구독자로 세계적 영향력을 자랑하는 뷰티 플랫폼 프로듀서 펠리시아 리 등이 연사로 나서 K뷰티 트렌드를 소개해 인기를 끌었다.

백아람 누리하우스 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구독자 총합만 1억439만 명으로 추산되고, 관련 SNS 콘텐츠만 1000개 넘게 생성됐다”며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유통 판로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대표는 이들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도 1억 회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지방자치단체 수출 지원 절실”
국내 뷰티 중소기업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배경에도 이들 중소기업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K뷰티 제품 10개 중 7개는 중소·인디 브랜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8% 늘어난 50억2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화장품 수출액(74억달러)의 약 68%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이들 중소기업은 수출길을 넓힐 수 있는 마케팅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7월 10~15일 수출 중소기업 304곳을 대상으로 향후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을 설문조사한 결과 뷰티·미용(39.1%)이 식품(41.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추진 과제 1위로는 ‘해외 전시회 등 수출 마케팅 지원 확대’(78.6%)가 압도적 1위에 꼽혔다.

이들 중소기업은 서울시 등 선진 도시 이미지를 활용한 수출 지원 방식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서 닥터로사, 잇라피 등 브랜드를 선보여 5개국 이상 수출을 타진 중인 노석지 인핸스비 대표는 “서울의 도시 브랜드를 활용해 ‘뷰티 인플루언서’라는 특정 마케팅 채널을 불러 모은 방식이 우리 같은 뷰티 중소기업에 천군만마가 됐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꾸준히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SBA 대표는 “우수한 국내 뷰티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보다 견고하게 다지도록 서울시 차원에서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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