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못 속이는 건 자기 자신, 바로 양심이죠"

입력 2025-01-14 18:04   수정 2025-01-15 00:54

“세상 모두를 속여도 끝까지 못 속이는 단 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죠. 내 안에 끌 수 없는 촛불, 그게 바로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양심>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저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71·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이번 책은 최 교수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올라온 동영상 중 ‘양심’이란 키워드와 관련된 콘텐츠를 골라 글로 엮은 에세이집이다. 최 교수는 “<소년이 온다>에서 한강 작가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내 안에 있는 깨끗한 무엇’을 양심이라고 표현했다”며 “개인적으로는 마음속에서 아무리 불어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작은 촛불을 양심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호주제 폐지와 환경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가 여러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호주제 폐지를 위해 헌법재판소에서 과학자로서 의견을 변론한 뒤 한 노인으로부터 중요 부위를 붙잡히고 모욕을 당했다. 환경단체 대표로 4대강 사업을 반대했다가 정부로부터 받던 연구비 지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최 교수는 “겁이 많은 내가 이처럼 과감한 일에 나선 건 모두 양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양심이란 단어의 사용 빈도와 중요성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 대해 우려했다. 그는 “과거엔 ‘양심냉장고’란 TV 프로그램도 있었고, ‘양심에 털 난 사람’이란 말을 욕으로 쓸 정도로 양심이란 단어가 일상에서 자주 쓰였다”며 “점점 양심을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인간으로서 타고난 양심이 무뎌지지 않도록 양심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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