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커진 中디스플레이…美제재땐 K패널 반사이익

입력 2025-01-14 18:08   수정 2025-01-15 01:50

도널드 트럼프 2기 때는 ‘산업의 눈’으로 불리는 디스플레이도 중국 업체가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자동차, TV는 물론 전투기, 우주선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 데다 국가 안보에도 직결되는 품목이어서다. 트럼프 정부가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제재하면 그 반사이익은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돌아간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해 9월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제안에 따라 BOE 등 디스플레이 업체를 ‘중국 군사기업 목록’(섹션 1260)에 포함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은 국방부에 보낸 서한에서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TV 등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대전차 미사일, 드론 등 군용 무기에도 쓰인다”며 “첨단 군사 기술을 적국에 의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리너 공화당 의원은 최근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를 침해했다”며 “BOE의 OLED 제품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하원은 중국산 통신장비와 반도체 등을 제재하면서 디스플레이만 내버려두는 건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중국 제재 강화를 공언한 트럼프 2.0 시대가 개막하면 중국산 디스플레이 제재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제재가 구체화되면 중국에 쫓기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엔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산 제품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50.7%(출하량 기준)로 1년 전보다 10.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 점유율은 59.4%에서 49.3%로 그만큼 줄었다.

디스플레이 시장 ‘큰손’인 애플을 두고 경쟁하는 BOE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삼성 LG와 함께 애플의 3대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꼽힌다. 비중은 삼성 50%, LG 30%, BOE 15% 안팎이다. BOE 몫이 삼성과 LG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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