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12살 영국 소녀…경찰 조사 받은 후 결국 극단 선택

입력 2025-01-15 00:13   수정 2025-01-15 00:14


성폭행을 당한 12세 영국 소녀가 경찰의 조사를 받은 뒤 “사람들이 날 믿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피해자의 어머니인 레이첼 할리웰은 최근 진행된 딸의 사망 사건 진상 조사에서 "경찰이 성폭행을 당한 딸에게 '비전문적인' 대우를 한 뒤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레이첼의 딸인 세미나는 지난 2021년 6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다. 당시 세미나는 그해 1월 온라인 채팅에서 만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두 달 뒤인 3월에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어머니에게 털어놨다고 한다.

세미나는 경찰에 성폭행을 신고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를 취하했다. 레이첼은 "딸이 '사람들이 날 믿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며 "12살 아이에게 '법적 공방이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릴텐데 정말 이것을 원하느냐', '네 말과 가해자 말이 다르다'는 식의 말을 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또 레이첼은 세미나의 성폭행 피해 사실이 알려지며 학교와 집 주변에서 온갖 혼란이 벌어졌다고 했다. 세미나는 세 번 괴롭힘과 구타를 당했고, 결국 어머니에게 "인제 그만 할게"라고 말한 뒤 어머니가 복용하던 약물을 먹었다. 세미나는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 뒤 숨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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