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HC 2025] 삼성바이오 "내달부터 ADC 공장 가동…펩타이드 등 신성장동력 모색"

입력 2025-01-15 09:30   수정 2025-01-15 14:22



"지난달 완공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은 2월부터 생산을 시작합니다. 5공장도 4월 완공 직후 생산에 돌입합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ADC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는 올해로 9년 연속 JP모건의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이번 행사는 오는 16일까지 열린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일명 '유도탄'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면역항암제와 화학 항암제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항암제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ADC 시장 규모는 2023년 100억달러에서 2028년 280억달러까지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9일 국내 바이오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손잡고 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존림 사장은 "기술 개발은 리가켐이, 개발생산(CDO)은 삼성바이오가 담당한다"며 "국내 기업과의 협력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는 생산능력 확장 계획도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인천 송도에 60만4000L 규모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4월 완공되는 5공장을 더하면 케파(생산 능력)은 총 78만4000L다. 존림 사장은 "2027년 가동 목표로 18만L 규모의 6공장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물로 나온 공장을 인수하는 식으로 규모를 확장하는 다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달리 삼성은 모든 공장을 인천 송도에 직접 짓는다. 존림 사장은 "CDMO 사업은 유연성이 핵심"이라며 "이미 지어진 공장을 사더라도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감안하면 직접 짓는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5공장의 경우 1~4공장을 짓는 동안 축적한 노하우로 공기를 약 1년 단축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는 무서운 성장세로 매년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2021년 1조5680억원, 2022년 3조13억원, 2023년 3조6946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매출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존림 사장은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잘 성장했다"며 "2016년 상장해 지금까지 매년 평균 40%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유럽 제약사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4억1011만달러(약 2조747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회사 설립 이후 누적 수주 총액은 176억달러(약 25조76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이 삼성바이오의 고객사다.

삼성바이오는 향후 ADC 계약 수주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존림 사장은 "ADC를 개발하고 있는 다수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어 이미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바이오의 핵심 전략은 '확장'이다. ADC로의 포트폴리오 확대, 공장 증설뿐 아니라 글로벌 거점도 늘린다. 최근 일본 및 아시아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 도쿄에 영업 사무소를 개소했다. 또 2027년 1분기까지 ADC 완제의약품(DP) 전용 라인을 마련하고 같은해 10월을 목표로 완전 자동화된 사전충전형주사기(PFS) 생산설비도 구축한다.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분야에서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기 위한 조치다.

향후 다른 모달리티로의 확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펩타이드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등 비만약으로 최근 각광받는 분야다. 존림 사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펩타이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최근 회사 차원에서 펩타이드 스터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관련 전문가도 영입했다. AAV는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핵심 물질이다.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앞다퉈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CDMO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존림 사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먼저 시작한 삼성바이오가 좋은 성과를 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며 "전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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