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이 15일 관저 앞에 도착하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찰 등에 따르면 공수처 차량 2대는 이날 오전 4시 6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고, 비슷한 시간대 경찰 기동대 버스도 50여대 배치를 완료했다. 정부과천청사에는 남은 공수처 차량 3대가 대기하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은 최대 2박 3일의 장기전을 불사해서라도 영장을 반드시 집행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은 '인간 띠'를 두르며 체포 저지를 시도하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경찰 비공식 추산 6500명이 집결해 "멸공", "윤 대통령 사랑합니다", "대통령을 지키자"고 외치고 있다. 체포를 촉구하는 체포 찬성 측 인원들도 약 200명이 모여 "윤석열 체포해"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은 이날 오전 중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날 체포영장 집행을 대비한 회의를 열고 최종 점검을 마쳤다. 영장 집행에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및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청 광역수사단 인력 1000여명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도 처·차장 포함 검사·수사관 현원(52명)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40여명을 현장에 투입한다. 지난 3일 1차 집행 당시 투입 인원은 공수처와 경찰 특별수사단을 합쳐 150명 정도였는데, 수적 열세를 겪고 이번에 인원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다.
경찰 역할은 크게 진입조, 체포조, 호송조 세 가지로 나눴다. 진입조는 차벽 등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저로 향하는 길목을 확보, 체포조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성호 경호처 차장, 집행을 저지하는 경호처 요원 등을 체포한다. 호송조는 이들을 데려가는 임무를 맡았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 대통령경호처는 전날 오전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3자 회동'을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경호처는 회동 후 입장문을 내고 "사전 승인 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한 것으로,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 경찰과 3자 회동에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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