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규모 산불이 14일(현지시간)로 여드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한 돌풍으로 진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 기상청(NWS)은 전날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 일부 지역에 사흘간(13∼15일)의 강풍을 예보했다. 이와 함께 '특별히 위험한 상황'(Particularly Dangerous Situation ; PDS)에 해당하는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NWS는 '극도의 화재 위험' 경보 이미지를 제작해 LA를 포함한 남서부 캘리포니아 지도에 적색경보 대상 지역과 '특별히 위험한 상황'인 지역, 화재에 취약한 날씨 여건을 보이는 지역을 표시해 안내했다. 이와 함께 "언제든 대피할 준비를 해라"며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든 피하라"고 경고했다.
NWS가 이날 오전 4시에 재차 발령한 강풍 경보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서북·동북 산지 지역에서 평균 시속 약 48∼65㎞의 북동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돌풍이 불 때는 바람의 시속이 약 11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해당 지역 습도는 8∼15%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해 화재 위험을 높이고 있다.
NWS의 기상학자 토드 홀은 "강풍과 함께 극도로 건조한 날씨가 결합해 새로운 화재가 확대될 수 있다"며 "2∼3마일(3∼5km) 떨어진 곳까지 불씨를 퍼뜨리거나 불의 토네이도(불기둥)를 일으킬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 대피령(약 8만8000명)이나 대피 준비 경고(8만4000여명)를 받은 주민은 총 17만여명으로, 이날 상황이 심각해지는 정도에 따라 대피 경보는 확대될 수 있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피 준비를 하라는 경고를 받을 경우에도 대피령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즉시 집을 떠나기를 권고한다"면서 "대피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아달라"고 안내했다.
한편 전날 피해 지역 수색 과정에서는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되지 않아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24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실종 신고가 접수된 24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밝혔다.
이와 더불어 지역 내 방화 시도 적발도 이뤄지고 있다. 짐 맥도넬 LA경찰국장은 지난 12일 이후 LA 시내에서 3건의 방화 행각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들 3건 모두 경찰과 소방대가 신속히 대응해 불을 완전히 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한 LA 보안관실은 산불 피해 지역을 순찰하면서 야간 통행금지 위반, 절도, 불법 드론 비행 등 혐의로 총 3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