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 흐름이 엇갈렸다. 12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1.16포인트(0.52%) 오른 4만2518.2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9포인트(0.11%) 상승한 5842.91, 나스닥종합지수는 43.71포인트(0.23%) 하락한 1만9044.39에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과 산업, 재료, 유틸리티가 1% 이상 올랐다. 임의소비재와 의료건강, 기술, 통신서비스는 약세였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12월 근원 PPI도 전달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쳐 둔화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0.1%)과 상승률이 같았고 시장 전망치(0.3%)는 밑돌았다.
물가 상승률 둔화는 보통 호재로 받아들여 진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찰리 리플리 알리안츠투자운용 수석 투자 전략가는 "도매 물가가 반드시 소매 물가로 직접 변환되는 것은 아니지만 (12월) PPI 지수가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PPI 발표 후 주가지수는 강세를 보였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일시적일 것이란 의구심이 더해지면서다. 또 오는 15일 공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앤드류 브레너 냇얼라이언스증권 전략가는 "PPI 수치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지만, 이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일회성 이유가 배경인 것 같다"며 "그런 흐름은 12월 중순부터 이미 반전됐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며 거대 기술 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M7) 모두 하락했다. 메타는 2% 넘게 떨어졌으며 테슬라와 엔비디아도 1% 이상 밀렸다. 기술주는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최근 틱톡이 미국 사업권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매각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틱톡은 "허구"라며 논평하지 않았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은행주에는 훈풍이 불었다. 15일부터 시작되는 은행 실적 발표 기간도 기대감을 자극했다. 이번 주 JP모건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유틸리티주도 강세를 보였다.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컨스텔레이션에너지는 3%, 비스트라는 5% 이상 올랐다. 반면 일라이릴리는 6% 넘게 떨어졌다. 체중 감량 약물의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짓눌렀다. 나이키는 이날도 2% 가까이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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