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비전, 아워홈 인수에 힘 보탠다

입력 2025-01-15 11:39   수정 2025-01-15 20:03

이 기사는 01월 15일 11: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추진하는 아워홈 인수에 한화비전이 힘을 보탠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김 부사장의 신사업을 후방 지원하는 모양새다. 우선매수권이라는 마지막 변수가 남아있지만 아워홈 인수가 마무리되면 김 부사장이 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사업과 전방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중심이 된 아워홈 인수에 한화비전이 자금을 보태기로 했다. 아워홈 지분 100% 기준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원이다. 한화비전은 이 중에서 약 2500억~3000억원을 댄다.

한화비전은 올 초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자회사 한화비전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한화비전으로 변경해 지금의 모습을 갖춘 회사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방산 자회사인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인적 분할하는 방식으로 떼내 이들을 아래에 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화비전의 주력 사업은 영상보안이다.

한화비전은 아워홈 인수의 든든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비전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794억원에 달한다. 실적도 탄탄하다. 한화비전(합병 전)은 2023년 매출 7228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915억원에 달했다.

한화비전의 최대주주는 지분 33.95%를 보유한 ㈜한화다. 김 부사장이 한화비전의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이번 인수에 참여한 건 한화그룹 차원에서 힘을 보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화비전의 지원으로 김 부사장은 아워홈 인수를 위한 자금 준비를 마쳤다. 한화비전이 2500~3000억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재무적투자자(FI)로 2000억~3000억원을 댄다. 나머지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체 자금에 더해 인수금융을 일으켜 채우기로 했다.

아워홈을 인수하면 김 부사장이 이끄는 유통과 호텔, 외식, 로봇 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호텔과 외식은 아워홈의 주력 사업인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 등과 직접적인 사업 연관이 있는 데다 한화로보틱스는 아워홈이 운영하는 9곳의 식품 공장과 14곳의 물류센터를 자동화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한화비전의 비전 솔루션도 아워홈의 공장과 물류센터에 접목이 가능하다.

이번 인수의 마지막 변수는 우선매수권이다. 아워홈은 회사 정관에 주주 중 누군가 지분을 팔 때 나머지 주주들이 이 지분을 먼저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갖는다고 명시해놨다. 아워홈 오너 일가의 장남과 장녀가 한화그룹 측에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장남과 장녀 측 지분을 사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선매수권의 효력 자체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남매간 우선매수권을 보장하며 주식의 타인 양도를 제한하는 아워홈 정관이 상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관에 주식 양도를 막는 구체적인 제약 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한화가 구 전 부회장 측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줬기 때문에 우선매수권이 이미 소멸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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