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명 희망퇴직' 칼바람…"엔씨, 분기 적자 1000억 육박"

입력 2025-01-15 10:03   수정 2025-01-15 10:04


엔씨소프트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 엔씨의 예상 영업손실액이 1131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989억원, 900억원의 영업손실을 전망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일회성 인건비 증가 영향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다.

엔씨는 4000명대 중반의 본사 직원 수를 3000명대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700명대로 마무리된 상태로 알려졌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희망 퇴직자는 약 700명대로 약 1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 기준 인력은 희망퇴직을 포함해 스튜디오 분사, 비효율 사업부 정리, 자연 감소 등으로 인해 1년 전 대비 약 1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건비는 전년 대비 22% 감소할 것"이라 추정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투자보고서를 낸 모든 증권사가 엔씨가 올해 1분기부터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 1일 자로는 엔씨 본사에서 분사한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곳과 연구개발 자회사 1곳이 출범한다. 각 스튜디오는 엔씨의 핵심 게임 지식재산권(IP)인 '쓰론앤리버티(TL)', 'LLL', '택탄'(TACTAN)의 개발을 전담한다.

'리니지 라이크'란 말을 만들어내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전성기를 이끌어온 엔씨는 다른 게임사들과 달리 본사 중심의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주요 게임들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가장 혹독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엔씨는 멀티 스튜디오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MMORPG뿐 아니라 슈팅, 전략, 서브컬처 장르를 비롯해 리니지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방치형 RPG 등 다양한 장르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택진·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엔씨가 처음 출발했던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성장을 위한 변곡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원 팀', '협업', '벤처 정신으로의 재무장'을 강조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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