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연말 고용한파'…12월 취업자 증가폭 '마이너스'

입력 2025-01-15 09:18   수정 2025-01-15 09:20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만2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2월 47만3000명 감소한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첫 감소다. 내수와 직결된 도·소매업과 건설업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작년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데 이어 상대적으로 양호하던 고용 지표마저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15일 통계청이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명 줄었다. 산업별로 보면 내수와 직결된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고용 부진이 이어졌다.

건설업(-15만7000명)에서 가장 크게 줄었고, 제조업(-9만7000명)과 도소매업(-9만6000명) 등에서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통상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지표로 불린다. 내수 부진이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연말 직접일자리사업 종료 등 영향으로 12월 고용지표가 일시적으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청년층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연령대로 보면 만 60세 이상에서 16만2000명, 30대에서 9만6000명, 50대에서 4000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20대는 19만4000명, 40대는 9만7000명 각각 줄었다. 특히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52만4000명에 달했다. 동월 기준으로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였던 2020년 12월(253만6000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청년층(만 15~29세)에서 4만5000명, 30대에서 3만7000명 늘었다.

반면 전체 고용률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만 15~64세 고용률은 69.4%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11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1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3.8%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9000명(0.6%)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9년 30만1000명 늘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21만8000명 감소한 뒤 이듬해 36만9000명 증가했다.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어나며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32만7000명으로 축소된 데 이어 올해 15만명대로 떨어지는 등 2년 연속 증가 폭이 둔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 고용이 장기추세를 크게 상회했던 기저효과 등으로 고용 증가 속도가 조정받으며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4만9000명 줄었다.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도매 및 소매업(-6만1000명)과 제조업(-6000명) 등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만 60세 이상에서 26만6000명 늘었지만, 20대에서 12만4000명 줄었다.

만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올해는 작년(15만9000명)을 밑도는 12만명가량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내다봤다.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 확대 등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축소되겠지만, 고용률은 62.8%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올 1~2월엔 전년 동기 취업자 수가 30만명 이상 증가했던 기저효과가 고용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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