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행사인 ‘2025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셀트리온은 그동안 축적해 온 항체 의약품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차세대 신약 개발이 본격화한 지 2년만인 올해 4개의 신약 후보물질이 순차적으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새로운 신약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이라며 2028년까지 ADC 분야에서 9개, 다중항체 분야에서 4개 등 총 13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셀트리온은 ADC와 다중항체 신약을 양대 먹거리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처음 공개한 항암제 ‘CT-P70’와 ‘CT-P71’ 등 기존 치료제를 개선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약) ADC를 선보일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해당 ADC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공동개발한 신규 페이로드(약물) ‘PBX-7016’을 활용하고 있는데, 향후 다른 파이프라인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또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거나 특정 조건에서만 활성화되는 다중항체 치료제 개발에도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예를 들어 골다공증 약은 바이오시밀러가 나오기 전에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며 “가격을 현격하게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에 2번 맞아야 하는데 한 번 맞는 비용을 햄버거 4개 가격 이하로 낮추겠다”며 “1년이면 햄버거 8개 먹는 값만으로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최근 2031년까지 3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서 회장은 이날 국내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인천 충남 충북에 부지가 있는 만큼 올 상반기 안에 부지를 선정해서 하반기에는 10만ℓ규모 공장을 착공할 것”이라며 “CDMO가 고객사들과 경쟁해 상충되는 면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삼과 홍삼 등을 활용한 한국의 건강기능식품을 전 세계에 키워보려고 한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주사의 나스닥 상장 시점은 2027년으로 제시했다. 서 회장은 “오는 3~4분기면 국내 증시가 저점을 극복한 뒤 M&A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지주사가 4분기에 대규모 M&A를 한 뒤 상장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스닥 상장 시점은 2027년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제시했던 시점보다 늦춰진 이유로는 “현재 한국 증시가 매우 저평가돼있어 지금 상장하면 손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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