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반발하며 한남동 관저 안으로 들어간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헌정사 초유의 무법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는 지금 관저에 들어와 있다. 보고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셀 수도 없는 공권력이 투입되고, 헌정사 초유의 무법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번 2차 체포영장에는 아예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 조항마저 기입하지 않고, 국가기밀시설에 공수처와 경찰이 강제 진입해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하청을 받은 공수처와 경찰의 정치적인 불법 영장 집행에 대한 대한민국 헌법 질서와 사법 체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역사는 오늘 대한민국 치욕의 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최소 33명 이상의 의원이 윤 대통령 체포에 항의하고 저지하고자 한남동 관저 앞에 이른 시각부터 집결했다. 이들 중 윤상현, 권영진, 이상휘, 박충권 의원 등 4명은 관저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8시 기준 관저 주변에는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조배숙, 박대출, 윤영석, 김석기, 송언석, 이만희, 이철규,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선교, 김승수, 박성민, 박수영, 유상범, 이인선, 장동혁, 정동만, 정점식, 강명구, 박상웅, 서천호, 이상휘, 이종욱, 정희용, 조지연, 김민전, 김위상, 김장겸, 박충권 의원 등이 모였다.
김기현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가 불법 체포영장 집행을 강요하면서 불법 상태를 우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직무만 정지돼 있을 뿐 현직인 대통령에게 이런 물리력을 무리하게, 불법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관저에 진입한 공수처는 현재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체포영장 집행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근인 석동현 변호사가 공수처와 '자진 출석'을 협의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공수처 관계자는 "자진 출석은 고려하지 않고 영장 집행이 목표"라고 일축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28분께 관저 인근에 도착, 5시 10분께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 체포·수색영장을 제시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 등 반발에 가로막혔다가 7시 34분께 사다리로 버스 차벽을 넘어서며 1차 저지선을 통과했다.
이어 7시 47분께 2차 저지선에 도착, 7시 48분께 차벽을 우회해 2차 저지선을 통과했다. 8시 5분께 3차 저지선에 도착했고 8시 40분부터 관저동 안으로 진입에 성공, 현재 체포영장 집행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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