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에 저항 없었다…길 터준 경호처, 이유는?

입력 2025-01-15 10:59   수정 2025-01-15 13:5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5일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경호처가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협조해 관심을 끈다. 지난 3일 1차 집행 당시 경호처 요원과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사 등으로 구성된 '인간 방패'가 수사관들의 진입을 막아선 장면과 극명히 대비되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수사관들은 이날 새벽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경호처 요원들의 저항을 맞닥뜨리지 않았다. 수사관들은 버스 차벽으로 구성된 1·2·3차 저지선을 순조롭게 통과한 것이다.


1차 저지선은 사다리로 버스를 넘어 진입했고, 2차 저지선은 버스 차벽을 우회해 통과했다. 3차 저지선도 버스로 가로막혔으나, 철문 옆 초소를 통해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요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수사관들이 1차 저지선에 설치된 철조망을 절단할 때도 별도로 저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공수처와 실무 협의를 담당하는 소수 경호처 인력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다수 경호관은 관저 내 대기동에서 머무르거나 휴가를 쓰는 방식으로 집행 저지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호처 내 강경파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 지휘부는 무력 사용을 하더라도 영장 집행을 저지해야 한다는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호관들에게 '불법 영장 집행'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전'에 수차례 나섰지만, 일부 경호관을 제외하고는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려됐던 경호처와의 무력 충돌 없이 영장 집행이 순조롭게 진행된 이유로는 경찰 특별수사단이 사전에 벌여온 '심리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별수사단은 이례적으로 작전 계획을 공개하며 '경호처 벽'을 사전에 허문다는 전략을 썼다.

특별수사단은 지난주 경호처 내 '온건파'로 꼽혔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 대한 피의자 조사 등을 토대로 경호처 내 분열 분위기를 감지, 영장 집행에 협조하는 직원은 선처할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저지하는 직원들은 현행범 체포한 후 복수의 경찰서로 분산 호송해 조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수처도 관저에 진입하면서 문 앞에 '영장집행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을 방해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입간판까지 세우는 등 경고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