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사라" 트럼프, 에너지 패권 강화…韓에 기회될 수도

입력 2025-01-15 13:34   수정 2025-01-15 14:4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식 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수출 규제를 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산 LNG 수입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에너지부와 관련 기관들에 연방 토지 및 해양에서의 LNG 시추 제한을 철회하도록 지시할 계획이라고 석유 업계 로비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환경보호 문제를 이유로 지난해 1월 새로운 LNG 수출 프로젝트나 기존 시설의 수출 용량 확대를 위한 신규 면허 발급이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미 승인된 LNG 수출 시설이나 프로젝트는 운영되는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에는 동부 및 서부 연안, 멕시코만 동부, 알래스카 북부 베링해에서의 6억 2500만 에이커(약 253만 ㎢) 규모의 해양 시추 금지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 조치가 해양 생태계와 어업 및 관광에 의존하는 지역 경제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하고, 미국산 LNG 수출 시설에 대한 승인 절차를 재개할 예정이다. 또 미국 석유, 천연가스, 전력 정책을 감독하는 국가 에너지 위원회(national energy council)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초반에 행정명령을 통해 2021년 바이든 정부하에 복귀했던 파리 기후 협약에서 다시 탈퇴할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에너지 패권 강화를 위해 시동을 거는 만큼 한국에 대해서도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한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도록 압박할 수 있어서다.

반면 미국의 LNG 수출 규모 확대가 한국에 기회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LNG 시장 및 LNG선 동향과 전망’보고서는 2025~2026년 미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LNG 신규 생산이 증가하면서 LNG선 수요도 11% 내외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대형 LNG 운반선 세계 점유율은 약 70% 수준이다.

특히 미국은 현재 LNG 수출 규모는 연간 9120만t으로 세계 1위다. 미국의 LNG 수출량은 2016년 76만7000t에 불과했지만 2017년 1400만t, 2020년 4900만t, 2022년 8100만t 등으로 늘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었으나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공급이 급감함에 따라 미국이 1위로 올라섰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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