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내수 경기침체까지 식품주 찬바람…수출 비중 큰 삼양만 '방긋'

입력 2025-01-15 15:51   수정 2025-01-15 15:53



국내 식품주들이 연초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 침체로 주가가 비틀거리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모임이 다수 취소되면서 주류주들은 최근 1년내 최저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수출 비중이 큰 업체가 선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0.3% 상승했다. 이 기간 KRX 업종지수 중 KRX 보험지수(-1.48%) 다음으로 상승률이 가장 저조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08% 올랐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주가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 CJ제일제당은 연초 이후 전날까지 5.28% 하락했고 농심(-6.82%), 동원F&B(-4.51%), 오리온(-3.03%), 하이트진로(-2.31%), 롯데칠성(-4.38%) 등도 약세였다. 주류 판매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전날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에서 해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만 0.39% 하락하는데 그쳐 선방했다.

연초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식품주 주가도 함께 고꾸라지고 있다.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대비 2.1% 감소해 2003년(-3.1%)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환율이 여전히 높은 점도 수입 원료 부담이 큰 식품주에 악재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작년 12월4일 1413원60전에서 지난 10일 1472원까지 더 상승했다. 전날 기준 1467원50전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실제 원재료 구입 이후 투입시점까지 3~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1분기까지 원재료 가격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두와 소맥 등의 가격은 안정됐지만 옥수수 및 팜유 등 일부 재료는 가격 상승에 환율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외 현지판매가 늘어나는 종목들이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삼양식품은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사이 2% 상향됐다. CJ제일제당도 작년 4분기 국내 매출은 직전분기 대비 역성장하겠지만 해외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한 환율은 해외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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