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집트까지 나간 K코일센터…신스틸 "내년 매출 5000억 목표" [이미경의 옹기중기]

입력 2025-01-15 14:33   수정 2025-01-15 14:37


코일센터는 제철소에서 만든 대형 코일을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로 가공하는 곳이다. 전자제품·자동차 회사 등 제조업체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정확하게 가공하고 납기를 준수하는 게 코일센터 경쟁력의 핵심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신스틸은 국내 중견기업 가운데 해외 주요 거점에 유통망을 갖춘 유일한 코일센터다. 부산을 비롯한 태국·멕시코·이집트 등 해외 코일센터에서 철강을 가공해 LG전자,일본의 히타치·도시바, 터키 가전업계 1·2위 기업인 아르첼릭·베스텔 등에 공급한다.

통상 코일센터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특정 제철소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고 제철소가 정한 기업·지역에 가공한 철강을 납품한다. 신스틸은 일반적인 코일센터와 달리 다양한 제철소의 철강재를 사용하고 공급처를 직접 발굴하는 사업모델을 가졌다. 해외 여러 국가에 코일센터를 두고 다양한 기업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이유다.

신승곤 신스틸 대표(사진)는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내년엔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태국은 해외 매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40.6%)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신 대표는 “2012년 설립 이후 13년 동안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법인”이라며 “지난해 매출은 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오는 7월엔 태국 현지 증권시장 상장도 추진한다. 공모자금은 인도 코일센터 설립에 쓸 계획이다. 그는 “LG전자가 인도 첸나이에 대규모 투자를 확정 지은 만큼 최대한 빨리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이외에도 태국공장 현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자금을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부터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도 본격 가동한다. 이 공장은 LG전자 생활가전법인, 미국 가전업체 월풀, 멕시코 현지 1위 가전업체인 마베 공장과 인접했다. 차로 두 시간 거리인 레이노사에는 LG전자 영상가전법인이 있어 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대표는 “현지에 진출한 주요 업체들을 타깃으로 납품처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중국 가전제품회사 하이센스도 입주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컬러강판 가공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컬러강판은 가공 과정에서 도료 등 코팅층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 정밀한 기술력을 요구한다. 표면에 흠집이 나면 무색 강판에 비해 특히 눈에 띄어 합격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 대표는 “컬러강판 가공여부는 코일센터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라며 “이 강판을 취급하는 곳은 업계에서 가공력과 관리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의 현지 1위 가전회사 엘아라비는 신스틸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2021년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에서 코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거점으로 향후 아프리카와 걸프 연안 국가로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 주력 공급처는 가전제품 기업이지만 자동차제조업체 공급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2023년부터 KG모빌리티에 납품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KG그룹 계열사인 KG스틸 철강을 가공해 공급한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 대표는 “과거 현대차가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던 물량을 현대제철로 이관한 적이 있다”며 “KG모빌리티의 경우 포스코 물량이 95% 이상이지만 앞으로는 KG스틸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부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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