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젯밤 잠 못잤다"…체포 전 몰려간 與 의원들에게 한 말

입력 2025-01-15 14:57   수정 2025-01-15 14:58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유혈사태를 우려하면서 "내가 빨리 나가겠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 전 여당 의원들과 면담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공수처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집행에 응한 이유'에 대해 "유혈사태 (우려)"라며 "젊은 분들 아니냐. 자식 같은 젊은 공무원들이 혹시나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나면 (어떡하냐) 이걸 노심초사하셨다. '내가 빨리 나가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나가시기 전에 의원들, 원외당협위원장들도 들어왔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뭐라고 했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는 "사실 대통령께서 모든 걸 각오하셨다. 줄 탄핵을 계속 겪지 않았냐. '감사원장까지 탄핵하는 걸 보고 내가 임기 2년 반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결심을 하셨다'고 하셨다. 아마 수사단계에서는 말씀을 안 하시고 재판, 탄핵 과정에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가 막아서지 않은 것'에 대해선 "대통령께서도 가장 그걸(유혈사태를) 염려하셨다"며 "일단 본인은 마음의 준비를 다 하셨다. 어차피 출석하실 것이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셨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탄핵심판 참석과 관련해서는 "아마 못 가실 것 같다. 신변 보호 절차가 되면 적극적으로 가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당 권영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회의원들 보고 들어오라는 소리한 적 아무도 없다"며 "나도 대통령이 오라고 해서 간 것이 아니고. 1차, 2차 방어선 뚫리니까 간절함에 가야 되겠다 싶어서 들어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 같은 경우도 대통령이 '유혈사태 막기 위해서 나갈게' 그러니까 공수처에서 경찰하고 차벽 다 물려주고 경찰들 다 뒤로 후퇴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체포되시기 전에 얼굴 봬야되겠다고 요청해서 그냥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심경을 밝혔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많이 피곤해하시는 것 (같았다). 잠을 못 잤다고 그러시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언제 체포 영장에 응하기로 결정했는지 여부를 묻는 취지의 말엔 "어젯밤에 하신 것 같다"며 "자기가 언제 결심했다고 얘기는 안 하셨는데 결과적으로 공수처에서 1000여명의 수도권 경찰들 다 모아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그걸 막으려고 하면 유혈충돌이 불가피하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내가 대통령으로서 그건 막아야 되지 않냐, 그렇게까지 하도록 해서는 안 되겠다, 그럼 내가 가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어젯밤에 거의 잠을 못 주무셨다'고 그러셨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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