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안동시청, 국가유산청 관계자와 논의를 통해 논란이 된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폐기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안동시는 해당 촬영분에 대한 폐기를 요청했고 KBS가 이를 수용했다. 기둥 상단에 못을 박은 만대루와 동재 외에도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상 모두가 대상이다.
KBS는 사과문을 올릴 예정이며 촬영 가이드라인도 구축할 계획이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로, 한국의 9대 서원 중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조선의 대표 문인으로 꼽히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후손이 관리하는 사유지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하 '문화유산법') 제36조에 따르면, 촬영팀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훼손 역시 금지된다.
병산서원 훼손 논란은 건축가 민사홍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을 들렀다가 문화재 훼손 장면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 드라마 촬영 스태프로 보이는 사람들이 소품용으로 만대루 기둥 상단에 못을 박고 등을 설치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촬영팀은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 자국 5개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로 조사됐다.
이후 KBS는 "해당 사건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제작진은 지난 연말 안동병산서원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하고 소품을 달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고 해당 내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물이다. 서현, 옥택연 주연으로 올해 촬영을 마치고 방송이 예고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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