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곰탕·설렁탕 시켜줬는데…도시락 받은 건 尹·朴뿐

입력 2025-01-15 17:16   수정 2025-01-15 17:2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점심 식사로 도시락을 제공했다. 과거 검찰 조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 중 조사 과정에서 도시락 식사를 한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뿐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15일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에게 점심으로 도시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식사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단품 메뉴가 아닌 여러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일반 도시락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은 영상녹화조사실 맞은편에 휴게 공간으로 마련한 대기실로 주문 도시락을 제공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고, 어떤 메뉴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3분께 체포된 뒤 11시께부터 2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후 한 시간가량 식사·휴식 시간을 가진 뒤 2시40분께부터 오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체로 검찰에서 조사받는 이들은 국물이 있거나 곁들인 메뉴를 택하는 사례가 많다. 수사기관에서 혐의를 의심받는 입장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되면 긴장도가 높아져 식사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고 한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넘길 수 있는 설렁탕이나 곰탕, 갈비탕 같은 탕류 메뉴가 배달된다. 상대적으로 고령자나 여성의 경우 죽을 택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과거 전직 대통령 사례로 살펴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김밥·샌드위치·유부초밥이 조금씩 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당시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경호실을 통해 사전에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을 준비해 조사실 옆 대기실에서 변호사·수행원들과 함께 1시간가량 함께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 식사로는 경호원이 인근 식당에 주문해 들여온 죽을 먹으며 1시간 35분간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2018년 3월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 옆 휴게실에서 외부 식당에서 사 온 설렁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저녁 식사는 이 전 대통령의 의견에 따라 인근 식당에서 곰탕을 배달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9년 4월 검찰 조사를 받던 날 대검찰청 인근 식당에서 미리 주문해둔 곰탕으로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5년 11월 검찰 조사를 받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일행이 일식집에 주문해 가져온 도시락으로 식사하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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