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돼지국밥의 변신…부산 '푸드테크' 뜬다

입력 2025-01-15 17:12   수정 2025-01-15 17:13


부산 벤처투자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던 푸드테크 분야 기업의 약진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시기에 밀키트 제조 플랫폼을 개발 공급한 형제돼지국밥은 고물가·고임금 시대 흐름에 맞춰 커피숍 형태의 1인 돼지국밥 프랜차이즈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와인 시음 대회에서 무알코올 와인으로 상을 휩쓴 로렌츄컴퍼니도 와인 제조 기술 고도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부산시는 이 같은 기업형 소상공인 지원을 올 한 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돼지국밥 1인 프랜차이즈 연다
15일 부산 중구 중앙동. 59㎡(18평) 정도의 작은 상가에 돼지국밥 가게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가게는 형제돼지국밥의 프랜차이즈 가운데 하나로 아르바이트 없이 사장 한 명이 충분히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결은 밀키트다.

형제돼지국밥은 고물가 시대 흐름에 맞춰 커피숍처럼 ‘가벼운’ 창업 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형제돼지국밥의 이런 전략은 별도 법인인 웨이브엔바이브를 통해 만든 밀키트 제조 공장 플랫폼이 밑거름이 됐다. 밀키트 제조 공장과 전국의 식당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형제돼지국밥의 주력 메뉴인 4종의 국밥을 밀키트로 제조해 가게로 배송하고, 재고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 요리와 서빙 등 동선을 최적화한 주방 인테리어도 모듈화했다. 점심·저녁 시간에만 가게를 운영할 수 있어 점주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최석윤 형제돼지국밥 대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식당 프랜차이즈를 열 수 있어 경제적”이라며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알코올 와인 제조 기술 승부수
로렌츄컴퍼니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됐다. 팁스는 민간 운영사가 초기 투자하면 중기부에서 연구개발 자금 등을 최대 7억원까지 연계 지원하는 제도다. 그동안 과자류를 제조·판매해온 로렌츄컴퍼니는 2022년 무알코올 와인 제조 및 판매로 방향을 틀었다. 관련 제조 공정을 꾸준히 개선한 로렌츄컴퍼니는 제품 개발 2년도 지나지 않아 이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2024 월드 음료 혁신상’에서 무알코올·저알코올 분야 최종 파이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 2024 월드드링크어워즈’에서 월드 베스트 최고상을, ‘2024 국제와인주류품평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로렌츄컴퍼니는 알코올 제로에 가까운 저알코올 와인 제조 기술 확보에 나선다. 알코올을 없애는 과정에서 알코올의 향을 흡수해 음료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추세은 로렌츄컴퍼니 대표는 “일본,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 올해 첫 수출을 시작했다”며 “무알코올 와인을 개발해 중동 시장을 공략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부산시는 올해부터 형제돼지국밥과 로렌츄컴퍼니 같은 기업형 소상공인을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공간을 비롯해 해외 진출 등 전방위적 지원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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