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안정화는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습니다. 서울 새 아파트 중심으로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로 갈 거예요.”김제경 투미경제연구소 소장(사진)은 지난 14일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로 전셋값이 빠질 줄 알았는데 무난하게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분석을 내놨다. 김 소장은 재개발·재건축에 관한 정부 정책이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분석을 내놓는 전문가다.
그는 올해 집값 전망을 ‘상저하고’로 내다봤다. ‘상저’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쉽게 판단하긴 어렵지만 ‘하고’는 확실하다고 봤다. 연말로 갈수록 ‘공급절벽’을 체감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소장은 “상반기에 집값과 전셋값 하락을 기다리던 대기자가 결국 빠지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다가올 서울 주택 공급난을 해소할 방법은 재개발·재건축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책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도 재개발·재건축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사업성이 적어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한 정비사업지가 상당 부분 흔들리고 있다”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돼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폭등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폭등 현상이 서울과 수도권 새 아파트에 집중될 것으로 봤다. 김 소장은 “다주택자 규제가 현실화되면 지방과 빌라 시장은 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소장은 “올라가는 곳만 올라가는 초양극화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에도 대출 규제로 집값이 잡힐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수요억제 정책은 일시적”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은행도 가장 내주고 싶어 하는 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이라며 “대출 총량이 ‘리셋’되고 상반기에 거래가 많지 않다면 대출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5억원 초과 대출을 막아도 강남 집값이 더 폭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며 “대출 규제는 지방 집값을 더 누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소장은 최근 ＜시장을 이기는 부동산 투자원칙＞을 출간했다. 김 소장이 현장에서 얻은 부동산 시장 독해법이 담겨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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