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3.3㎡당 769만5000원이라는 공사비 검증 결과를 받았다. 검증 요청 당시 공사비는 3.3㎡당 823만원으로 50만원가량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시공단과 합의했던 공사비(3.3㎡당 748만원)보다는 높다.
애초 조합은 2006년 가계약 당시 시공단과 공사비를 3.3㎡당 358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재협상해 가격이 2배가량 뛰었다. 시공단과 합의한 공사비보다 검증 결과가 높게 나오면서 조합 내부에선 “그나마 빨리 협상을 진행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한 조합원은 “검증 결과만 기다렸다면 협상력이 더 떨어졌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비 검증 규모는 3조원에 달했다. 전국 현장마다 늘어난 공사비 때문에 검증 요청이 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부산도시공사 등이 자체적으로 검증 업무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검증 후 통상 공사비 증액분이 15%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최근엔 공사비가 워낙 뛰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잠실래미안아이파크)은 최근 5개월 만에 다시 공사비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3.3㎡당 811만원까지 올린 공사비를 847만원까지 재인상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첫 도급계약 당시 공사비(3.3㎡당 510만원)와 비교하면 66% 높은 금액이다. 협의가 더 늦어지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총회에선 인상안을 바로 의결했다.
서울시 코디네이터까지 파견됐던 용산구 이촌현대 리모델링(이촌 르엘) 역시 최근 공사비를 3.3㎡당 853만원에 합의했다. 설계변경 등이 포함돼 공사비가 증가했다. 최근 주변 단지의 공사비가 1100만원을 넘어서자 시공사와 빠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추가 공사비 상승을 막기 위해 조합이 공사비 합의에 신속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검증은 의무지만, 검증 절차와 별개로 공사비 합의에 속도를 내는 조합이 최근엔 부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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