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질환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약물인 프로탁을 붙여 만든 기술”이라며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300조원에 이른다.
표적항암제는 이 중 58.8%를 차지한다. 상당수 블록버스터 표적항암제는 1~2년 안에 환자 20~50% 정도가 더 이상 약이 듣지 않는 내성을 호소한다. 오름테라퓨틱이 이 시장을 정조준한 이유다.
암만 찾아가는 항체와 강한 독성의 약물, 이들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 ADC는 표적 기능을 강화한 표적항암제의 일종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세계 최초로 ADC에 단백질분해제(TPD)를 결합해 항체접합분해제(DAC)를 개발했다. 이 대표는 “ADC는 화염방사기(독성 약물)를 드론(항체)에 달아 잡초가 있는 논밭 부분(암세포)에 가서 태우는 방식이고 TPD는 잡초만 죽이는 제초제”라며 “DAC는 항체에 TPD를 달아 암세포만 정확히 찾아가 제초제(TPD)를 뿌리는 정밀한 드론과 같아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TPD를 개발하려면 분자접착제와 프로탁 기술이 필요하다. 과거 오름테라퓨틱은 DAC 신약 개발을 위해 분자접착제 신기술을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탁을 DAC에 쓸 수 있는 링커인 프로텝도 개발하면서 프로탁까지 DAC에 쓸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프로탁은 분자접착제보다 커서 링커에 붙이기 어렵다”며 “프로탁을 붙이기 위해 프로텝이라는 신규 링커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분자접착제까지 붙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ADC와 DAC는 항체와 링커, 약물로 구성됐다. 프로텝을 활용한 DAC는 항체와 링커, 프로텝 링커, 약물로 이뤄진다.
이 대표는 “프로텝은 링커와 페이로드의 합성 방법을 고안하지 않고 레고 블록처럼 바로 끼울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DAC가 표적항암제 약효를 높여 해당 분야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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