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는 지난해 595종의 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신용카드 482종, 체크카드 113종의 신규·교체·갱신 발급을 멈췄다. 지난해 단종 카드는 전년(458종)보다 29.9% 늘었다. 2022년(101종)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도 축소했다. 현재 전업 카드사 가운데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지난해 10월 2년 만에 부활한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은 새해 들어 모든 카드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카드업계가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여파로 신용판매(카드 결제)와 대출 사업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도 카드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몇 년째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린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데, 작년까지 총 다섯 차례 모두 수수료율 인하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7일에도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3000억원 줄이는 ‘카드 수수료율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우대 정책이 불특정 다수 금융 소비자가 누리는 혜택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카드사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도 시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총 62명을 내보냈다. KB국민카드도 최근 3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도 이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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